1. 소명의식을 지닌 채 고난과 좌절을 겪은 공자
종교 경전
[위나라의 읍인] 의의 변경지기가 공자를 뵙고자 청하며 말했다. “군자가 이곳에 오시면 제가 모두 찾아뵈었습니다.” 공자의 수행원이 그를 안내해 면회를 시켜 주었고, 그는 나오면서 말했다. “여러분은 선생님이 벼슬을 잃었다고 뭘 그리 걱정하십니까? 천하에 도가 없어진지 오래이기 때문에 하늘이 선생님을 목탁으로 삼고자 하신 것입니다.”
논어 3.24 (유교)
그 사람됨이 분발하여 먹기를 잊으며, 즐거워하여 근심을 잊어서 늙음이 장차 이르게 될 줄도 모른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논어 7.18 (유교)
(정나라에 갔는데 제자들과 길이 서로 어긋나) 공자 홀로 성곽의 동문에 서 있었는데, 정나라의 어떤 사람이 자공(子貢)에게 말하였다. “동문에 어떤 사람이 있는데…풀이 죽은 모습이 마치 상갓집 개와 같다.” 자공이 이 말을 들은 그대로 공자에게 고했다. 공자가 흔쾌히 웃으며 말했다. “사람의 모습이 어떠한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마치 상가의 개와 같다고 하였다는데, 그랬었지! 그랬었지!”
공자 일행이 포위되고 식량도 부족했다. 공자께서 제자들이 분개하고, 실망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자로를 불러 물으셨다. “‘시경에 무소도 아니고 호랑이도 아닌데, 왜 들어 있느냐?’라는 구절이 있다. 우리의 도가 잘못된 것일까? 우리가 왜 여기서 이렇게 고난을 당해야 하느냐?”
자로가 말했다. “생각건데, 우리들이 아직도 어질지 못해서 남들이 우리를 믿으려 하지 않을까요? 우리가 아직도 슬기롭지 못해서 남들이 우리의 도를 따르려 하지 않을까요?”
공자께서 말씀하셨다.“그렇지 않다.자로야! 인자가 반드시 남의 신망을 얻는다면, 예를 들어 백이숙제 같은 사람들이 어째서 굶어 죽었겠느냐? 지자가 반드시 그의 도를 행할 수 있다면 왕자 비간이 어째서 죽음을 당했겠느냐?” 자로가 물러나자 자공이 들어왔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야! 시경에 ‘무소도 아니고 호랑이도 아닌데, 왜 들에 있느냐?’라는 구절이 있다. 우리의 도가 잘못된 것일까? 우리가 왜 여기서 이렇게 고난을 당해야 하느냐?” 자공이 말했다. “선생님의 도는 지극히 크십니다. 그래서 천하가 선생님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입니다. 선생님께서 그 도를 좀 작게 하시면 어떻겠습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야! 좋은 농부가 농사를 잘 지어도 반드시 흡족한 추수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재주 있는 기술자가 정교한 기물을 만들어도 반드시 남들이 그것을 좋다고 인정해 주는 것도 아니다. 군자가 도를 닦고, 기강을 바로 잡고, 바른 이치로 다스리고자 해도, 반드시 세상 사람에게 용납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지금 네가 스스로 도를 닦지 않고, 세상 사람에게 용납되기만을 구한다면, 너의 뜻을 크다고 할 수가 없느니라.”
자공이 나가고, 이번에는 안회가 들어 왔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회야! 시경에 ‘무소도 아니고 호랑이도 아닌데, 왜 들에 있느냐?’라는 구절이 있다. 우리의 도가 잘못된 것일까? 우리가 왜 여기서 이렇게 고난을 당해야 하느냐?”
안회가 말했다. “선생님의 도는 지극히 크십니다. 그렇기 때문에 천하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선생님께서는 그 도를 밀고 나가셔야 합니다. 천하에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것은 걱정할 일이 못 됩니다. 오히려 받아들여지지 않으니까 더욱 군자임을 잘 알 수가 있습니다. 무릇 도를 잘 닦지 못하는 것은 저희들의 잘못이며, 도가 잘 닦아졌는데도 그것이 쓰이지 않음은 나라를 다스리는 임금들의 잘못입니다. 천하에 받아들여지지 않음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오히려 받아들여지지 않으니까 더욱 군자라 하겠습니다.”
공자께서 은연히 웃으며 말씀하셨다. “네 말이 옳다! 아자야! 네가 큰 재산을 가졌다면 내가 너희 집의 가재가 되었을 것이다.”
사마천(司馬遷), 사기 47
말씀 선집
공자님은 수천 년 전 춘추 전국시대의 노나라 사람이었지만 그는 몇 나라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태어난 어려운 환경, 혼란한 사회상을 바라보면서도 불평하지 않았습니다. 부모를 중심삼고 형제가 없더라도 감사한 마음으로 자기가 도울 수 있는 참다운 길을 모색했던 것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그 시대에 몰리면서도 감사하면서 미래를 위하고 세계를 위해서 살았기에 그는 전국시대를 넘어 사상적으로 중원 대륙을 통일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아시아를 넘어 세계 만민을 위해 남겨질 수 있는 하나의 길을 닦게 된 것입니다.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이냐 하는 마음, 참된 것을 주고 싶어 하는 그의 갈구와 욕망이 결국 그의 인격을 형성하게 된 것입니다. 거기서 공자의 가르침이 나온 것입니다.
(33-290, 1970.08.21)
공자의 도리는 노나라의 혼란한 시대에 있어 그 나라의 치리 방법도 되겠지만, 자기 나라와 같은 혼란한 세계를 바라보면서, 후대의 만민들이 거쳐 가야 할 인생의 도리를 모색한 가르침이었던 것입니다.
(32-260, 1970.07.19)
역사시대의 성인들 가운데 예수도 핍박받았고, 공자도 상가집 개라는 말을 들으며 핍박받았고, 불교의 석가모니도 핍박받았고, 무함마드도 핍박받은 것입니다. 그런 핍박받던 모든 사람들이 성인이 된 것은 이 원칙에 있어서…. 역사가, 시간과 때가 지나감에 따라서 자연히 자기 때로 옴으로 말미암아 승리하기 마련입니다. 이 원칙에서 역사가 움직여 나가는 것이라는 걸 알아야 됩니다.
(189-205~206, 1989.04.06)